몇 해전에 한국에 한 2주 정도 나갔다가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소설가 이외수선생님을 뵌 적이 있다. 긴 머리칼을 뒤로 묶고 계셨는데 키가 자그마한 모습을 언듯 보고, 놀라고 반가워서, “이외수선생님!” 하고 부르기만 했고, 선생님은 그냥 가볍게 웃으시며 손을 들어 주시고 지나가셨다. 수많은 팬 중의 한 사람이니 미국처럼 허그하기도 그렇고 그냥 실물을 보았다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기억이 난다. 부인은 미스 강원출신이니 키가 선생님보다 더 크시단다.

십년도 넘은 한참 전에 부부가 TV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두분 슬하에 남자아들이 둘이 있는데, 이 아들 둘이 고등학교시절에 엄마아빠에게 갑자기 다가와 무릎을 꿇고 진지하게 질문을 하였단다. “아빠. 아빠는 왜 우리보고 공부하라고 강하게 이야기 하시지 않으세요? 학교에는 친구들 부모님들이 모두 애들에게 공부하라 공부하라 학원가야 한다, 뒤처지면 안된다 등등 매일 들들 볶는데, 우리 엄마 아빠는 왜 저희들에게 한번도 공부해라 라는 말씀을 하지 않으세요?” 이외수 선생님 말씀이 이랬다. “ 왜 공부해야 하는데?” “ 머리 싸매고 공부하지 않으면 애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가 없습니다” 그랬더니 부인께서 하시는 말씀, “왜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데?” “경쟁에서 이겨야 대학교 좋은데 가고 나중에 좋은 곳에 취직해서 좋은 결과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경쟁에서 진 아이들은 어떻게 되니?” “그건 걔들 문제이지 제가 생각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경쟁에서 이겨서 좋은 대학교 가고 좋은 직장 가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하니?””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더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경쟁에 뒤처진 같은 반 아이들이 너보다 더 불행할 거라고 생각하니?” 여기서 두 아들의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이때 이외수선생님의 말씀이 이러했다. “경쟁하지 마라. 이기려고도 하지 마라. 너희들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너희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되, 옆의 친구들과 동료들과 사람들과 경쟁하지 마라. 같이 합동하고 협동하고 연대해서 같이 살아라. 그리고 같이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해라. 모두가 같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이란다” 그후 장남은 영화감독이 되었고 차남은 사진작가가 되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을 어디 미디어에서 본 기억이 난다.

어느 직장이든 매해 연말이 되면 또 연초가 되면, 지난 1년 실적을 두고 1등이다, 2등이다, 다투어 성적을 가려 경쟁을 시키고 또 부하직원들은 그 경쟁에 1등, 2등으로 뽑히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또 1등, 2등의 순위가 매겨짐을 너무나도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다 보면 우물 안의 개구리들 생각이 자꾸 난다. 회사 대표의 입장으로 보면, 당연히 개별 직원들, 개별 보험담당자들, 개별 자동차 판매 직원들, 개별 부동산 에이전트들을 경쟁을 시켜야 조금이라도 회사에 수익이 되고 이익이 될 터이니 지극히 당연히 경쟁을 시켜야 하는 것이고, 이 같은 경쟁상황을 보기 좋게 포장해서, 개인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잊어버리고 치열한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면서 경품과 상장과 선물을 준비해서 또한 연말과 연시의 거창한 시상식을 열어 직원들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1차원적, 원시적인 경쟁상황에 아무런 생각과 의식 없이 좋아라 하며 뛰어드는 개개 직원, 에이전트들의 모습들이 사뭇 안타깝기만 하다.

필자의 해병대 시절, 포항의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던 한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년에 한번씩 있는 사격시험 시기가 다가오면 실제로 M16 소총 방아쇠를 당기는 오늘검지 손가락이 마비가 될 정도로 참으로 엄청난 사격훈련을 했었다. 밤이건 낮이건 해안 모래언덕에 대형 대대 텐트 20여동을 쳐두고, 굵직한 군용모포도 뚫고 들어오는 포항 바다모기와 싸워가면 하루에 수백발 씩 사격연습을 하던 와중에, 한번은 장마비가 쏟아져서 며칠 사격연습은 중지하고 사단 대대로 다시 돌아왔다가 며칠 후 비가 그치고 뜨거운 햇볕이 작열하면서 또다시 사격연습을 하러 완전군장을 하여 바다 모래훈련장으로  돌아오던 순간, 사격연습을 위해 허리 깊이로 파두었던 참호 속에 여러 마리의 개구리들이 뜨거운 햇볕에 바짝 말라 죽어있어 있었다. 장마 비속에서 이리저리 정신없이 좋아하며 뛰어다니다 참호로 들어간 후에 다시 나오지 못하고 8월의 뜨거운 햇볕에 참호속 물이 바짝 말라버리면서 그 안에서 죽어 버린 것이었다.

연말이 되어 송년회니 시상식이니 들떠 어수선할 때면 언듯 언듯 이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 이런 1970년도 새마을 스러운 행사는 10년전, 20년 전에도 똑같았고 또 앞으로 10년 후에도 똑 같을 것 같다. 이러다 무덤으로도 1등으로 먼저 가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씁쓸한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발렌시아 Regench KJ Realty대표  제이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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