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다녔던 신학교는 보스톤에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소도시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신학교는 원래 수도원이 있던 곳이라 너무 조용하고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그런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부 말고는 딱히 뭘 할 것이 별로 없는 그런 곳이죠.

주위에 Beverly 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부촌입니다. 캘리포니아의 Beverly Hills 라는 이름이 여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소위 읍내에 나가면 대부분은 사람들은 아주 친절했습니다. 읍내에 나온 동양사람은 신학생 이외는 없는 그런 곳입니다.

대머리인 단골 이발소 아저씨는 신학생이라고 팁도 받지않고 오히려 이발비를 종종 깍아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단이 난 것은 의외의 장소였습니다. 소위 한국 사람에게는 ‘맥 다방’ 라고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거기서 빅맥 세트 먹곤 하였는데요. 다른 직원은 다 친절하였지만, 유독 한 친구만 저를 골탕먹이곤 했습니다.

 

  • 권승룡 목사
    661-317-5372
    jfpckwon@gmail.com
    예수가족교회 주소 : 28466 Constellation Rd. Valencia CA 91355

주문을 하면 계속해서 ‘뭐라고? 미안한데 다시 말해줄래 (What ? What? Sorry, What did you say?)’ 를 반복하곤 했습니다.  동양인인 나를 골탕먹이는 것이 분명했죠. 은근히 화도 나서 그 때 ‘내 말이 너무 빨라서 못알아듣는구나! 천천히 말해 줄께’ 하고 한 단어씩 아주 아주 천천히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런데, 저의 이런 조금은 좋지 않았던 경험을 말끔히 사라지게 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자동차세를 내기 위해서 한국 동사무소보다도 못한 그 ‘읍내 사무소’ (사실은 시청입니다)에 갔을 때 입니다. 그 입구에 있는 비석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참전기념비였습니다.

그 뒷면에 세계 1차, 2차대전 전사자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 옆에는 한국전쟁 참전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2차대전 전사자만큼 많은 숫자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순간 울컥했습니다. 왜 이 사람들이  그 땅에 가서 목숨을 버려야 했는가? 모든 이유를 떠나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며칠 후에 그 ‘맥 다방’에 다시 갔습니다. 그 친구가 있었습니다. 제가 먼저 아주 아주 반갑고 겸손하게 거의 90도에 가까운 인사를 했습니다.

 

신학교 졸업할 때까지 저는 그 ‘맥다방’을 사랑(?)했고 그 친구와 가까워졌고 그 친구는 더 이상 그렇게 주문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열매가 사람의 배를 채워 주고, 그 입술에서 나오는 말의 결과로 만족하게 된다.

죽고 사는 것이 혀의 힘에 달렸으니, 혀를 잘 쓰는 사람은 그 열매를 먹는다.”  (잠언20: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