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 어느 날, 9학년 한 학생을 중학교에 입학시키려고 여러 가지 서류를 준비하여 그 학생과 부모님을 동반하고 학교로 찾아갔다. 학교의 입학(Admission) 담당자를 만나서 입학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했더니, 해당 학생의 여권을 보자고 했다. 학생의 여권에 "B-2" 표기가 되어 있었다. "B-2" 비자를 확인한 담당자는 입학원서 접수를 거절하였다. 그 담당자에 의하면, B-2 학생은 학교에 입학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함께 간 우리 모두는 크게 실망하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우리는 흐트러진 마음을 다시 추스리고 그 학교에서 5분 정도 떨어진 이웃 중학교를 찾아갔다. 그 학교의 입학 담당자 역시 B-2 학생은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냉혹하게 말했다. 우리는 조금 전에 다녀 온 중학교의 입학 담당자가 이 학교에 미리 전화를 해 놓은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쨌든, 간절히 기도하며 갔지만, 그때 깊은 좌절과 절망감을 경험했다.

그 이후 그 부모님은 어느 유학원에서 얼마의 금액을 지불하면 어느 공립학교이든지 들어가게 해 준다는 소식을 듣고 그 유학원에 찾아갔다. 그리고 말 그대로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 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유학원 담당자가 입학 담당자에게 종이 한 장을 보여 주었더니 아무 소리 안하고 입학시켜 주더라는 것이다. 이 일에 도움을 주며 안타까움을 경험했던 나로서는 신기할 뿐이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민족학교 주최로 한 AB 540에 대한 세미나에서 그 신기한 종이 한 장이 무엇인지를 속 시원하게 터득하게 되었다. 민족학교가 주최한 세미나를 통해서 서류 미비자의 자녀들도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자녀들과 똑같이 캘리포니아 공립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으며 재정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는 것에 대해 배웠다. 그 내용을 짧게 정리하여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미국은 모든 학생이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법으로 명시하고 있다. 1982년 미국 대법정 판결에 의하면, 서류 미비자 일지라도 유치원에서 12학년까지 공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가주 의회에서도 2001년에 AB 540 법안을 통과시켰다. 서류 미비자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려고 할 때, AB 540이라는 법에 의해서, 서류 미비자도 캘리포니아 거주자같이 학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AB 540이 통과되기 전에는 영주권 아니면 시민권을 가진 학생은 주니어 칼리지(Junior College), California State University(CSU), 그리고 University of California(UC)에 다닐 때 저렴한 학비를 내었다. 그러나 다른 주에서 온 학생이나 외국 유학생은 훨씬 많은 학비(Out of State Fee)를 지불해야만 했다. 따라서 서류 미비자 학생은 외국 유학생으로 간주하여 훨씬 많은 학비(Out of State Fee)를 내었다.

그러나 AB 540으로 인해, 서류 미비자 학생도 영주권/시민권 학생들만 내는 저렴한 학비(In State Fee)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면, 영주권자나 시민권자 학생은 Community College인 경우에는 Unit당 $20을 내면 된다. 따라서 한 Class당 $60이다. 그러나 타주에서 온 학생이거나 외국 유학생은 훨씬 많은 학비(Out of State Fee)를 지불해야 하는데 Unit당 $173이다. 따라서 한 Class당 $550-$600을 지불 해야한다.

영주권/시민권 학생과 비교하면 10배 정도를 더 내는 것이다.
University of California(UC) 대학교인 경우에는, 영주권자/시민권 학생은 일 년에 등록비를 $9,142정도를 내어야 한다. 거기에 기숙사비까지 합치면 모두 도합 $23,000 정도가 된다. 반면에 서류 미비자는 등록비가 $24,103이다. 거기에 기숙사비까지 합치면 $40,000정도를 내야 한다. 비교하면 2배 정도 더 내는 것이다. 따라서 AB 540는 서류 미비자인 학생에게 부과되는 재정적인 부담을 덜어주게 된다.

AB 540의 자격을 갖추기 위한 조건은 세 가지이다.
첫째, 방문비자나 종교비자, 학생 비자 유효기간이 지나야 한다.
둘째, 캘리포니아 고등학교에서 3년을 다녀야 한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한 시간이 모두 합쳐서 3년이면 된다.
셋째로, 캘리포니아에서 졸업을 하거나 아니면 GED라는 검정고시를 합격해야만 한다. 만일 캘리포니아에서 3년을 다 다니지 못하고 한 학기 정도 모자라든지 하는 경우에는 항소(Appeal)를 할 수 있다.

AB 540은 이민 신분이 바뀌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학비 면제를 받게 되는 것이다. AB 540에 대한 학부모님들과 그 자녀들을 돕기 위해서 오는 10월 18(토요일)에 민족학교의 담당 간사인 이정희 선생을 모시고 세미나를 개최하고자 한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세미나 날짜: 10월 18일, 오전 10시
▲장소: 밸리뷰 초등학교 19414 Sierra Estates Dr. Santa Clarita CA 91321 (씨에라 하이웨이+ 프렌들리 밸리)

<교훈>
1. 미국에서의 공립학교 교육은 누구에게나 다 주어진 권리이다. 따라서 서류 미비자 자녀나 서류 미비자 학생은 누구나 다 공립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다.

2. AB540 법안은 캘리포니아 영주권자나 시민권자가 누리는 재정 혜택을 서류 미비자나 서류 미비 학생들도 똑같이 받을 수 있도록 조치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