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 기다려라. 우리나라 시골 땅값 *값 된다.” “30년까지 기다릴 것도 없다, 10년만 지나봐라. 땅 못 팔아서 아우성들일 것이다. 대폭락 불가피하다.” 시골로 들어가는 인구가 최근 십 수 년 사이에 폭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시골 땅값에 대해 비싸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요.
시골 땅값이 떨어질까요? 폭락한다면 언제쯤일까요? 이른바 업자랍시고, 시골부동산에 대해 좀 안다고 하지만, 사실 답을 내놓지 못하겠습니다. 떨어질지 안 떨어질지도 모르겠고, 떨어진다면 언제쯤일지는 더더욱 짚어내지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분도 있습니다. “시골 땅값 떨어진다고 10년을 기다렸다. 지금 후회막심이다. 그때 정말 마음에 드는 땅 샀더라면 너무 좋았을 것인데…”
땅처럼 비싼 상품은 정말 신중해서 골라야 하는 건 두말 할 필요도 없습니다. 시골에서 뭐하며 어떻게 살지 복안이 없다면, 아예 시골에 땅 구할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이른바 ‘시골 땅 값 폭락’ 주장에 대해 몇 가지를 점검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시골 땅이 다같은 시골 땅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겠습니다.

곰나루 중개사가 일하는 세종시 인근의 경우, 코앞에 하루가 다르게 아파트가 들어서는 시골동네들이 많습니다. 이런 시골과 요즘 시쳇말로 자연인들이 찾아드는 깊은 산골이 똑같은 시골은 아닐 것입니다. 서울과 아주 인접해 있는 경기도 지역의 농촌도 전라도나 경상도의 오지 지역과는 같은 시골로 볼 수 없겠지요.
폭락을 주장하는 분들이 말하는 시골은 오지까지는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도시 근교 시골을 말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여기서 근교 시골이란 경우에 따라 도시로 출퇴근까지도 가능한 시골을 말하는 것입니다.
도시 근교 시골이 아니라면, 인구가 줄고 경제성장률이 정체하거나, 아니면 경제성장이 후퇴할 경우 십중팔구 시골 땅값은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헌데 이런 논리에도 조심스럽게 들여다 볼 대목이 있습니다. 인구 줄고 경제가 활력을 잃으면 오로지 시골 땅값만 떨어지고 아파트로 대변되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과거처럼 천정부지 오를 것이냐는 부분입니다.
인구 감소와 경제 성장 침체는 아마도 거의 모든 종류의 부동산 가격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세 국면으로는 다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시골 땅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니면 10년이고 20년이고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이 문제를 한번 들여다보겠습니다. 농담으로 ‘먹기 위해 사냐’, ‘살기 위해 먹냐’는 말도 있지만, 생계 유지는 삶의 기본 중의 기본일 것입니다.
시골에 살든 도시에 살든, 인간이란 무릇 먹고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먹고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다음으로는 취향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도시가 맞는 사람이 있고, 시골에서 더 큰 삶의 효용을 일구는 사람도 있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생계를 유지하는 방법과 취향이 결정됐다고 할 경우 시골 땅값과 관련해 다음으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요? 바로 건축비입니다. 땅값 얘기에 뜬금 없이 웬 건축비 타령이냐고요?
시골 땅값이 비싸다는 얘기는 건축 가능한 토지의 지가가 비싸다는 얘기라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순수하게 농사만 지을 수 있는 땅들에 비해서 훨씬 가격대가 높기 때문입니다.
시골 가서 ‘산다’는 얘기는 먹고 자는 생활 기반 즉 집을 전제한 것 아니겠습니까? 건축비 어떻게들 생각하십니까? 살만하게 지으려면 평당 낮춰 잡아도 300만원 많게는 보통 사람 눈높이에서라도 400만원 이상 잡아야 할 것입니다.
요즘 집은 작게 짓는 게 대세지요. 그렇다면 20평 짜리 주택 하나 짓는데, 적어도 1억 안팎은 예상해야 할 것입니다. 좀 막연하지만 각각 가격이 평당 20만원, 30만원, 40만원, 50만원인 시골 땅이 있다고 가정해보기로 합니다.

보통 사람들이라면 시골 땅 평당 20만원도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택지 200평을 기준으로 할 때, 20만원이라면 4천만원입니다. 토지 가격 4천만원에 1억원짜리 집을 짓는다고 할 경우 토지 비용이 너무 과다한가요?
평당 40만원이라면 200평 구입할 때 토지비용이 8천만원 되겠습니다. 여기에 1억원짜리 집을 짓는다면 잘못된 결정일까요? 각자 기준이 다르고, 주택 부지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생각들이 천차만별일 듯 합니다.

이렇듯 변수가 한둘이 아닌데, 10년후 혹은 30년후 시골 땅값 대폭락이라는 주장은 허술한 구석이 너무 많습니다. 거칠게 말한다면, 최소한 절반 이상 맞는 말이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곰나루 중개사가 업자로서 밥 굶을까봐 이런 말을 하는 건 아닙니다.
부동산은 어느 나라에서든 홀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 어떤 부문보다도 경제, 사회, 문화 현상과 밀접하게 상호작용을 합니다. 10년후 도시 아파트 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를터인데, 시골 땅값만 떨어진다는 식으로 봐서는 큰 그림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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