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류시화 시인의 < 당신의 언어>라는 이야기입니다.
어느 왕국에 이방인 한 명이 찾아왔다. 그는 왕 앞에 나타나 자신이 매우 학식 있는 사람이며 여러 언어를 할 줄 안다고 주장했다. 왕의 호기심을 눈치 챈 그는 경전과 역사에 대한 지식을 내세우며 고대 언어들에 대한 이해력도 과시했다. 지식인을 편애하는 왕은 그 자리에서 그를 대신으로 임명했다.

곧 그가 매우 지적이며 많은 언어에 능통한 자라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대화의 주제에 따라 서적을 인용하고 뛰어난 논리를 전개하면서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를 유창하게 구사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족이나 출생지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았다. 옷차림이나 말투만으로는 그의 국적을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의 행동 자체가 세련되고 국제적이었다. 왕궁 사람 전체가 이 이방인에게 흥미를 느끼고 그가 본래 어느 나라의 어느 지역 출신인지 알아맞히는 데 열을 올렸다. 특히 그의 능력을 시기한 대신들은 그 낯선 자가 갑자기 왕궁에 나타난 진짜 이유를 의심하는 얘기들을 왕의 귀에 속삭였다. 그의 출신 배경을 알아내기 위한 모든 시도가 허사로 돌아가자, 마침내 왕은 기발한 생각을 가진 궁정 익살꾼을 불렀다.

"고팔, 여기 있는 이 대신들은 나의 새로운 대신이 어느 지역 출신인지 알아내는 단순한 일조차 실패했네. 그러니 그대가 그 이방인의 정체를 알아맞춰 보게."
고팔이 자신에 차서 대답했다: "하루만 시간을 주시면 그의 근본을 밝혀내겠습니다."

고팔은 그 이방인이 다음 날 궁중 회의에 참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래서 그가 오기 전에 왕궁 입구의 기둥 뒤에 몸을 숨겼다. 이윽고 그 이방인이 정문에 나타나 왕궁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 순간 고팔이 기둥 뒤에서 뛰어나와 전속력으로 몸을 부딪쳐 그를 나동그라지게 만들었다. 우아하게 등장하다가 갑자기 바닥에 넘어진 이방인은 고팔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지방 사투리로 소리쳤다: "이 멍청한 놈이 눈이 멀었나? 사람이 오는 게 안 보여?"

고팔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나는 단지 당신이 어디 출신인지 알고 싶었을 뿐이오. 이제 그것을 알게 되었소. 이제 보니 당신은 오리사(동인도 벵골 지역에 인접한 주) 출신이군. 사람은 화가 나거나 몹시 감정적이 되거나 다급하면 자신도 모르게 자기 본래의 언어로 말하게 되거든."

이방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고팔은 왕궁 안으로 가서 왕에게 이방인의 정체를 말하고 사실을 밝혀 낸 과정을 설명했다. 왕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팔의 뛰어난 재치를 칭찬했다.

우리는 때로 많은 것을 아는 것처럼 연기하며, 지적이고 교양 있고 세련되게 행동한다. 하지만 평생 얼굴에 쓰고 있는 그 가면 이면에 있는 당신의 언어는 무엇인가? 감정이 있는 존재임을 감안하더라도 화가 나거나 불쾌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당신이 드러내는 본성은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기분 좋을 때의 언어와 얼마나 다른가? 지식 이면에 은폐하고 있던 것들이 드러나 모두를 놀라게 만들곤 하는 우리의 현실을 뼈아프게 보여 주는 우화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물처럼 투명해지기는 진실로 어려운 일일까?
 
류시인의 스토리는 재미도 있지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저는 사람의 인격을 성품과 기질로 나눕니다. 성품은 후천적으로 인식의 쇄신과 훈련으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이고, 기질은 타고 나서 바꾸기 힘든 부분이라고 저는 정의해 봅니다. 류 시인의 질문에 답을 해 보자면, 저는 저희 사람이란 존재가 물처럼 맑아지는 것에 가까워지는 것은 성품의 계발 및 연마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타고난 기질(급한 성미, 외향적 기질 등)은 바꾸기 힘들다고 봅니다. 다만 타고난 기질을 선하게 사용하도록 훈련하는 것은 가능하겠지요 -- 사도 바울의 타고난 강한 기질을 선교라는 힘든 사역에 불굴의 의지로 선용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가 죄를 지은 이래로 죄성을 갖게 된 사람이란 존재는 그야말로 맑은 물처럼 아무리 순도 높은 인격에 점근(점진적 접근)한다 하더라도 100%에 이르긴 힘들고 죄를 이따금 식이나마 짓고 사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행위의 적선을 통해서 천국에 이르려는 모든 노력은 실패하기 마련입니다. 신은 순도 100%에 0.000000000001%라도 모자라는 인생이면 천국 입장자격 실패!라고 판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희들은 예외 없이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가 약 2000년 전에 십자가에서 자신의 목숨을 전 인류의 동서고금의 죄값으로 대신 지불하신 이후로는 (실제로 우리는 부족한 죄인이지만) 단지 그 사실을 믿기만 하면, 천국행-지옥행 판가름의 심판관이신 하나님께서 저희를 나중에 100% 의인으로 간주하셔서 천국에 입장이 허가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생각으로 이 구원의 진리를 믿기만 하면 되는데 [안 믿어져도 그야말로 밑져야 본전인데 ...] 안 믿는다면 나중에 천국과 지옥이 진짜로 있고, 심판이 진짜로 있음이 사실로 드러났을 때에는 too late일 것입니다.
 
저희 모두가 예수의 십자가의 구원을 믿어서, 나중에 영원히 이별이 없는 천국에서 모두 만나 함께 살게 되고, 이 땅에서부터 예수의 성품과 관계성을 배워서 찐한 행복의 삶이 이 땅에서부터 시작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정우 목사 (발렌시아 새누리교회 담임, 661-964-8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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