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래 전 중병으로 고생한 일이 있다. 서울대학병원 입원을 거쳐 얼마나 많은 한의원을 전전했던가. 그 50여 년 전의 모습이 어제 일 같이 떠오른다. 어느 날 나에겐 ‘스트로우크’(stroke)가 왔다. 그때 남편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잠간 머뭇하더니 나에게 손을 얹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했다.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낳으리라” 하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계속 하나님의 치료에 대한 약속의 말씀들을 나열하면서 감사하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 치료하여주심을 감사합니다. ‘아멘’ ‘할렐루야!”를 외치는 순간 하나님은 즉시 마비된 혀와 좌반신을 풀어주셨고 여러 해를 고생했던 나의 모든 불편한 합병증들 까지 깨끗하게 치료해 주셨다. 하나님의 확실한 치료를 확인하면서 우리 부부는 머리 숙여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때 남편은 남은 여생이 살아있는 생명의 말씀의 사역자가 되기로 헌신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또한 나는 건강한 몸으로 남편의 목회를 내조해 왔던 것이다.

투병 중 여러 해 동안 나는 잘 보이지 않아 책을 읽을 수 없었다. 그런데 눈이 밝아지자 내 마음은 온통 영이요 생명이신 성경 말씀에 머물게 되었다. 그리하여 성경읽기가 하루의 그 어느 시간들 보다 가장 귀한 시간으로 누리게 되었다. 말씀의 구구절절이 꿀 송이 같아 말씀은 얼마든지 ‘아멘’이었다. 어느 날도 성경을 읽고 있는데 남편이 퇴근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아침 밥상이 그대로 있어 얼마나 당황했던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성경을 읽었던 어느 한때의 일이다. 그 당시 나의 국한문 성경은 감사의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오늘 남편의 서재에 성경이 몇 권이나 있나 알아보기로 했다. 여러 가지 언어로 된 성경이 손때가 묻은 채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그 중에 희랍어 신약성경은 책장이 떨어지고 찢어져 테이프로 더덕더덕 붙이면서 애용한 흔적이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기야 희랍어는 원래 자기의 전공 인데다가 대학에서도 가르쳤고 1956년부터 64년 째 읽어온 성경이니 말이다. 희랍어는 가장 정확하고 섬세한 언어이니 하나님께서 신약성경을 희랍어로 쓰게 하신 섭리를 알 것 같다. 또한 그 어느 사본보다 말씀의 뜻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래서 그가 평생 애용한 신약성경 원전이니 우리 집 가보로 남기기에 손색이 없다고 여겨졌다. 그를 늦게나마 복음의 사역자로 불러 주신 하나님께 다시 찬양 드리면서 서제에 진열되어 있는 성경들을 대충 세어보기 시작했는데 작은 포켓 성경까지 합하여 60권이 넘는다. 이 성경들을 연구하면서 다른 세상 직업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 대하듯 사랑하면서 평생을 말씀의 사역자로 충성했음을 새삼 감사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요 동시에 가장 귀중한 선물이다. 왜냐하면 성경이 없이는 하나님을 알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성경이 없이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 수 없다. 우리가 잘 아는 요한복음 3:16도 하늘에 높이 현수막처럼 달려서 예수를 영접하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니 가장 귀한 선물이 아닌가.

예수 그리스도는 복음 자체이시다. 성경을 통해 하나님을 알 수 있고 성경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알 수 있으니 성경이 곧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경은 예배에 관한 완전한 지침서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회의 강단에서 하나님 말씀대신 철학이나 우스갯소리가 설교의 중심이 된다면 레일을 벗어난 기차처럼 아슬아슬하지 않겠는가.

만일 예수님을 자신의 주님으로 모셨다면 이미 하나님의 자녀가 된 것이다. 또 영생을 이미 소유한 자이다. 이미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겨진 자이다.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 성경을 읽고 묵상함으로 차원 높은 축복과 은혜가 넘치는 새해가 되게 하자.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믿으면 구원을 얻으리라” (로마서 10:9).

이영순
미주 은퇴 목회자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