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춘추시대에 편찬된 <관자>라는 책을 보면, 일년지계(一年之計: 일년의 계획)로서는 곡식을 심는 것 만한 것이 없고, 십년지계로서는 나무를 심는 것 만한 것이 없고, 종신지계(평생의 계획)로서는 사람을 키우는 것 만한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 모든 일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퀄러티가 가장 중요하기에 좋은 사람을 양육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사람을 기르는 교육이라는 것은 최소한 16년은 걸리는 일이고 그 영향이 좋은 영향이든 나쁜 영향이든 두루 100년은 갑니다. 그러므로, 저희가 별로 길지 않은 인생을 살면서 좋은 열매 혹은 업적을 남기고 싶다면 좋은 사람(자녀 혹은 후진)을 남기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제가 2006년에 발렌시아에 와서 교회를 개척해서 지금까지 12년을 섬기면서 별로 잘한 것이 없는 것 같은데, 가만 생각해 보면 좋은 사람 몇 명을 양육한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들도 그렇지만, 특히 좋은 초등부 학생들과 중고등부 학생들을 대량으로 양산하진 못했지만, 손에 꼽는 좋은 열매가 되는 학생들이 몇 명 있습니다. 사실 사람은 콩나물과는 달라서, 콩나물 시루 같은 시스템을 통해서 대량생산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사람은 매우 민감하고 복잡하고 신묘막측한 존재로서 정말 공을 들여서 소수로만 제대로 양육을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솔직히 공립학교 교육도 그렇고, 교회의 주일학교나 중고등부 교육도 선생과 학생의 비율이 1:20이 넘어가면 일단 그 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예수님이 여의도 순복음교회 같이 10만 명 교회를 세워서 사람들을 양육하지 않고 12명만 양육했는지 문득 이해가 갑니다. 예수님이 한국의 순복음 교회 담임목사보다 실력이나 능력이 없어서이겠습니까? 그게 아니라, 사람의 교육이란 그럼 방법으로는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신 것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12년 주로 성인 목회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한국이민사회에 문제가 매우 많다는 것입니다. 보다 나은 삶과 보다 나은 자녀교육의 꿈을 가지고 미국에 왔지만, 막상 자녀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배우는 것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투자를 하지 않습니다. 막연하게 자녀들이 성적이 잘 나오고, 좋은 대학교를 졸업하기만 바랍니다. 그런데, 부모들이 일하느라고 자녀들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면서 자녀들은 어느새 초등학생이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됩니다. 그러면서 그 6~12년 사이에 정말 많이 망가집니다. 올 A를 받고 명문대를 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건강하게 올바른 삶, 행복한 삶을 살 준비를 시키며 양육했어야 하는데 부모들은 그 시간을 다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막상 힘든 여러가지 상처와 나쁜 교육적 환경을 이기고도 설사 그 유명한 아이비리그 대학교를 간다 할지라도 재학 중에 우울증이 와서 휴학을 하거나 중퇴를 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고, 설사 나중에 부모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박사, 의사, 판사, 변호사가 되더라도 그 속은 다 망가져서 여생을 정신적, 감정적 장애자로 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러므로, 자녀들을 콩나물 시루 같은 교육환경이 아니라, 적어도 교회에서만은 소수정예로 하나님의 말씀과 선생님/목회자들의 가까이서 유심히 지켜보는 관심과 사랑으로 키워야 합니다. 지난 10년 간은 제가 교회에서 성인목회에 치중했다면, 그 이후로는 중고등부 학생들 및 유초등부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어른들도 하나님 말씀으로 좋은 교육이 필요하지만 사실 "투자효율"은 어린 학생들이 훨씬 좋습니다. 어른들은 20살만 넘어도 이미 자신의 생각으로 너무 머리와 가슴이 굳어져버려서 개선되기가 참 힘듭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순수해서 하얀 화선지처럼 가르치는 대로 잘 빨아들입니다. 사실 목회의 첫 10년 간도 제가 한국어, 영어가 다 편한 bilingual이기 때문에 (교인 자녀가 아닌) 고등학생 자녀들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도 학교 카운슬러를 참으로 많이도 만났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법정에도 가고, 최고의 변호사도 구해주고, 감옥에도 면회 가고, 판사에게도 선처를 부탁하는 글도 여러 번 썼고, 좋은 상담사를 구해서 상담을 받게도 해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깨닫고 결심하게 된 것은 막연하게 큰 교회를 만드려는 생각을 가질 게 아니라, 실제 열매가 있는 목회를 하자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문제가 생기기 전에 먼저 아이들을 사랑과 하나님의 말씀으로 잘 양육하자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래서 금년(2018) 초부터는 교회의 youth group 지도를 주일날은 신학교를 다니는 전도사에게 맡기지만, 주중의 금요유스모임은 제가 직접 체험과 그 동안의 교육에서 우러나오는 신앙철학으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는 영어와 컴퓨터 공학 및 신학적 지식 외에 다년간 연구한 관계회복에 관한 지식/지혜와 상담심리학 지식이 있기에 단지 성경공부만 시키는 것이 아닌, 영과 혼과 육 모두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꾀하는 전인적 교육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주중에 고등학생들을 4~5번 씩 만나면서 그들이 부모들에게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관계를 쌓고, 그들의 상처를 점진적으로 치유해 주고, 실제로 현실적인 문제들(대입진로 상담, 가정에서의 문제 등)을 해결하도록 도와줍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현재 학교도, 교회도, 가정도 지극한 관심을 가지고 집중해서 도와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극한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도와주니까 정말로 큰일 날 수도 있었던 인생들이 회복의 길로 들어서고 표정이 밝아지고, 건강해집니다. 아이들이 가정에서는 공부해라, 성적 뭐 받아왔니?, 너는 왜 다른 애들처럼 뭐를 잘할 수 없니? 같은 소리에 스트레스로 찌들어 있고, 부모와의 대화를 포기하는 아이들이 좀 숨을 쉬고 평안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이면 한달에 한두 번은 건강한 레크리에이션의 기회를 갖습니다. 바닷가도 가고, 음악회도 가고, 볼링도 치고, 좋은 영화도 보고, … 그러면서 우리 유스 그룹이 작지만 좋은 대화 공동체가 되도록 하고, 물론 부모들과도 긴밀한 대화를 통해서 그 분들도 개선할 것은 할 수 있도록 대화를 통해 정보를 드리고, 자녀를 더 잘 사랑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 드립니다. 아이들과 성경공부를 하더라도 그것이 우리의 실생활에서 특히 어떻게 사람들 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영위해 나가는 데에 관련이 있고 도움이 되는지 가르쳐 줍니다. 특히 아이들이 EQ(정서)가 안정이 되도록 기도하면서 신경을 많이 씁니다. 일단 EQ만 안정이 되면 IQ를 발휘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오늘도 주일이지만, 미리 한달 전부터 계획을 해서 유스 학생들과 함께 첨단 디지털 아트 회사에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가서 그들이 좋아하는 첨단 게임의 애니메이션 및 유명 영화의 기막힌 장면들이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보여줌으로써 재미도 누렸지만, 특히 미술이나 디지털 아트(graphic art, motion graphics, film producing/editing) 전공을 고려하는 학생들에게 실제로 그 전공졸업생들이 어떤 직장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것인지 현실감 있는 체험을 하게 해 주고, 아트 전공은 아니더라도 아트관련의 다른 직종(art management, entertainment law, game-related coding 등)을 가질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심지어 아직 전공을 못 정한 학생들에게 적어도 자신의 적성/관심이 아트 쪽은 아님을 깨달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이 시야가 넓어지고, 오가는 길에 함께 정겨운 교제의 시간을 갖고, 회복의 시간이 되면서 마음이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을 볼 때에 참으로 보람이 큽니다.

사실 앞으로 우리 가정들이 제대로 배워서 바람직한 자녀교육이 이뤄질 때 정말 많은 문제들이 미리 예방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일년에 두 번은 자녀양육에 관한 세미나도 진행하는 것을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서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사랑이신 하나님 말씀으로 제대로 이뤄지기를 기도합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거나 돕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저에게 연락을 주시거나 함께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정우 목사 (발렌시아 새누리교회 담임, 661-964-8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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